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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기기 & IT

Tandem 후기 | 언어 교환 앱 중 베스트이지만

2022. 8. 4.

영어. 영어는 평생의 숙제 아닐까. Meef 미프, Hellotalk 헬로우톡, Slowly 슬로울리, 스픽, 케이크, 플랭 같은 어플을 사용해봤다. 그 말은 즉슨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녔다는 것. 최근엔 이 탄뎀 앱을 만나서 2주 사용해보았다. 제일 괜찮았던 앱인데 왜 중간에 탈주했는지, 후기를 적어보겠다. 

미프, 헬로우톡 짤막한 후기와 탄뎀 가입기

일단 미프는 몇 년전만 해도 그렇게 변태가 많은 앱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함. 다만 스왑 해가며 하트를 누르는 방식이 흡사 틴더 같다. 언어교환 앱 중에 가장 데이팅 앱 성격을 띠는 듯하다. 헬로우톡은 디자인이 너무 구리고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 sns처럼 포스팅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지만 뭔가 끌리는 점이 없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앱이었음.

대망의 Tandem 탄뎀. 마지막 언어교환 앱이라고 생각하고 가입해봤다. 가입부터 약간의 진입장벽이 있는데, 1) 얼굴까야됨 2) 언어 교환 목적과 대화 주제 등을 적어야 함 3) 탄뎀 측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함. 처음엔 귀찮아서 다 공백 처리하고 가입해봤는데 역시 승인 메일이 오지 않았다. 다음엔 그나마 몇 줄 적어내니 5분도 지나지 않아 승인 메일이 왔다. 왈라! 이제 무수한 메시지가 쏟아질 것이다.

장점 1. 국가 분포 | 한국인의 인기? 

후기를 핑계로 카운팅해봤는데 2주까지는 메시지가 정~말 많이 왔다. New들은 노출을 많이 시켜주기 때문. 다른 한국인 탄뎀 후기를 봐도 초반엔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때문에 먼저 채팅을 걸지 않아도 초반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2주가 지나니 비로소 급 잠잠해졌다.

탄뎀의 장점 중에 하나, 헬로우톡은 유료 기능인데 반해 탄뎀은 기본 다중 언어 선택이 가능하다. 외국은 2개 국어 이상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다. 미국, 영국을 제외하고 폴란드, 스페인, 프랑스 이 국가들이 특히 한국에 관심이 많은 듯했다. 한류의 영향일까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장점 2. 프로필 대화 주제 설정

이거 말고도 메인에 보이는 대화 주제를 적을 수 있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이다. 가입 시 적어냈던 언어 교환의 목적과 원하는 주제를 프로필에 띄워준다. 난 음악과 책 주제로 대화하고 싶었기에 추천해달라고 써뒀는데 그 덕인지 꽤나 긴 대화들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장점 3.  PC 지원

처음엔 휴대폰으로 붙잡고 있기 싫어서 pc로 하려고 했는데, 애플아이디 로그인 지원이 안된다네... 좀 허술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경우 방법이 없다. 계정 삭제하고 이메일/페이스북/구글로 다시 가입해야 함. 암튼 우여곡절을 거쳐 pc로 하기 시작했다. 장단점이 있지만 확 몰아서 답장하고 읽고 하기엔 피씨가 낫다. (상대방은 답답하겠지만...) 그리고 모바일과 다른 점은 active 활성화 시간이 안 뜬다. 나는 확인이 안 되지만 상대방이 모바일앱을 쓰면 내 상태는 볼 수 있음. 아래 단점에서 말하겠지만 이거 참 별로임.

장점 4. 블락 기능

변태를 비교적 적게 만났다. 1-2명? 이런 경우 차단하면 되는데, 탄뎀 룰을 어긴 경우 대화 내용을 같이 보내기를 눌러 탄뎀 측에 신고할 수 있다. 바로 (자동이겠지만) 메시지 옴. 이런 경험을 하게 해서 미안해~ 이러면서 영구 블락시켰다고 오는데. 문제는 그 변태가 이름만 바꿔서 또 가입한 것 같았다. 뭐 완벽 차단은 어렵겠지 

단점 1. 프라이버시

지금 접속 중이란 소리

아니 왜 Active 상태가 뜨냐고요?! 안 궁금하고 알려주고 싶지도 않아... 상대방이 언제 마지막으로 접속했는지, 내 메시지를 언제 읽었는지 까지 표시가 된다. (앱에 접속하는 동안 특히 메시지가 많이 온다) offline 상태로 바꿔둬도 community에서만 안 보이는 것이지, active 시간은 대화 상대에게 뜬다. 참 별로임ㅋㅋㅋㅋ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사는 지역은 숨길 수 있다. 경기도에 살지만 default는 서울로 뜨길래 걍 냅뒀다. 

단점 2. 추천글 reference 기능

난 없지요

탄뎀 고인물들의 프로필을 보면 엄청난 후기글을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레퍼런스를 남기라는 알림이 뜬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굳이 필요한 기능인가 싶다. 너무 오글거리고 형식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음. 서로서로 좋은 말 써주는 게 뭔가 웃기지 않는가, 친절하고 착하니깐 대화해보세요! 이렇게 말이다. (참고로 나는 꽤 길게 했다고 생각한 사람한테도 알림이 안 왔다)

번외 1. 나의 활용기

진지충이라 그런가. 형식적이고 시시콜콜한 대화는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에 사는 외국인 남성들은 경계해서 나쁠 것 없으므로 웬만하면 피했다. 바로 원하는 주제로 대화를 걸어주는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꽤나 진지한 이야기도 나눠봤다. 이 과정에서 (말하기 실력에는 도움이 안 되겠지만) 글쓰기 실력이 향상됨을 느꼈다. 굉장한 장문으로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흡사 펜팔처럼?!

하양: 상대방 / 파랑:나 이것보다 훨씬 긴 대화도 많았지만...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 있었고, 모조리 기록해두었다. 고급진 표현들도 배우고, 답장을 위해 번역기와 사전, 유튜브, 구글을 총동원해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답을 했었다. 영어로 이런 깊이의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기에 기분 개좋았음.. 글쓰기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일상 대화 말고 서로 관심 있는 특정 분야로 대화를 나눠보길 추천한다.

번외 2. 왜 결국 탈퇴했는가

하지만 나의 이 까탈스러움 덕분에 90% 정도는 읽씹을 했고... 길게 대화를 나눌 수 있던 친구는 총 3명, 아니 2명이었다. 관심 분야로 이야기를 하니 지루할 틈이 없었지만 사람이다 보니 대화가 쭉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었다. 1명은 몇 번 서로 상당한 길이의 장문을 주고받았는데 얘가 마지막에 읽씹 해서 굉장한 마상을 입었다ㅋㅋㅋㅋㅋㅋ 아니 장문 읽씹은 솔직히 좀 너무하지 않았나 (한창 즐겁게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흑) 이 mean한 시키야. 덕분에 left me on read라는 영어 표현을 알게 됨. 

아무튼 시간이 지나자 초반과는 다르게 뭔가 의욕이 확 사그라들었다. 뭔가 감정소비가 큰 느낌? 유사 연애 어플도 아니고 말이다... 현타 씨게 옴. 아무튼 채팅 앱으론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느꼈다. 시간을 많이 빼앗는다는 점, 잘 맞는 친구를 찾기까지 감정소비와 허탈함 등등을 생각하면 이 앱을 지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순전히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은 보기 정말 드문 것 같음. 대부분 계속 영어로만 대화하기 때문. 한국어 자체보다는 한국인(여자)들이랑 대화해보고 싶은 맘이 더 큰 것 같음ㅋㅋㅋㅋㅋ이거 레알.. 진정한 언어교환은 좀 힘들 듯싶다

결론

언어 교환 앱을 찾는 다면 바로 tandem으로 가길 추천한다. 잘 활용하면 장점이 참 많은 앱 같음. 하지만 개인적으로 최대 효율로 영어를 늘릴 수 있는 건 어떤 앱보다도 '현실'에 부딪히는 것이라고 생각함. meetup에 나가거나 해외로 나가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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