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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여성

여자인 내가 신발 260 신는 이유 | 오버사이징

2021. 2. 24.

모두 260 사이즈를 신었다

이 글이 딱히 페미니즘 카테고리에 들어갈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련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 적어본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발이 작은게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내 학창시절에는 발이 작은게 유행이라 할 정도로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신발을 작게 신었었다. 아마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내 발의 정확한 사이즈는 모르겠다. 학생 때는 주로 240mm을 신었고, 더 작게 신는 게 가능했다면 (아프지만 않고 타이트하게 맞는 경우) 230-35까지 신었다. 나는 발등이 높고 발볼이 매우 넓은 편인데, 이렇게 발 길이에만 맞춰 신는 경우 발이 항상 피로했다. 컨버스 같은 것은 시도도 안했지만 얇상한 발이 되고 싶었다. '얇상하면서 작은 발.' 245 정도면 여자치고 큰 편이라 들었고 250을 넘어가면 왕발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더 작게 신고 싶었던 것 같다.

255 250

이랬던 내가 최소 250에서 최대 260까지 신게 된 이유는 편안함과 쉐입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도하게 되었다.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보면 컨버스와 같은 단화는 제발 오버사이징 해서 신어라, 이런 말들이 많았고 기존 내 상식을 깨는 말이었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신발 고유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딱 맞춰 신었을 때 (발볼 부분 주목)

딱 맞춰 신었을경우 서양인처럼 칼발이 아닌 이상 발볼쪽이 튀어나오게 되어 울퉁불퉁한 모양새가 된다. 또 요즘은 스키니진을 입는 사람이 거의 없다. 통 넓은 와이드 팬츠를 많이 입는데 이때 신발이 작을 경우 바짓단에 가려져 비율이 이상해진다. 그에 맞는 비율을 유지하기 위함도 있다

255 하이류는 꽉끈하면 신기 불편해 고무끈을 주로 사용한다

이렇게 한번 오버사이징에 맛들이면 절대 그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무척 편하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질문은 '그럼 안 벗겨지냐' 인데, 난 단 한번도 벗겨진 적이 없다. 비밀은 '꽉끈'에 있다. 그저 신발끈을 좀 많이 당겨 묶으면 되는 것이다. (이 때 신발끈이 훨씬 길게 늘어지는데 이를 좋아해서 하는사람도 많다) 사실 이 꽉끈을 하지 않아도 벗겨지는 일은 거의 드물다. 크게 신어야만 느껴지는 편함이 있다. 정사이즈로 돌아가면 신발이 날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동생 신발 235 내 신발 255

내가 260을 신는다고 하면 주위에서 다 놀라는데, 딱 한번만 5-10mm업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편한데. 컨버스 같은 단화는 왕발볼러라면 20업까지 추천한다. 보통이라면 10업. 일반 운동화는 정사이즈에서 5-10업 정도 권하고 싶다. 사실 사진처럼 20업을 해도 그렇게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는다. (내가 익숙해져서 그런가)

작은 발이 예쁘다고 맞지도 않은 작은 신발을 신고, 살 빠지면 발도 작아진다는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 칼발을 꿈꿨던 나는 이제 신발 살때 고민을 하지 않는다. 내 발에 안 맞겠지? 안 예쁘겠지? 이런 고민 없이 무조건 큰 사이즈를 주문한다. 발도 편하고 그리고 오히려 이제는 발이 좀 커야 예쁘다고 느낀다. 나는 유독 와이드 팬츠를 많이 입어 260까지 신지만 보통 분들은 5-10업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실제로 오버사이징 팁 글이나 영상이 올라오면, '여잔데 똑같이 해도 되나요' 이런 댓글들이 종종 달린다. 그래서 꼭 말해주고 싶었다. '네 됩니다!!!! 무조건 강추!!!!!' 이 글을 읽은 누군가는 다음 신발 때 꼭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아님 말고~

 

+++ 2023년에 글 추가했음

https://yunpado.tistory.com/406

 

아식스 260 여자 오버사이징 후기 짱편함요

여자인 내가 신발 260 신는 이유 | 모두 오버사이징을 해보자 이 글을 쓴 지도 거의 2년이 다 됐다. '여자 발 260' 키워드로 꾸준히 유입되는 걸 보고 현재도 유효한지 글 남기고 싶었음 내 스펙: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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