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딱히 페미니즘 카테고리에 들어갈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련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 적어본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발이 작은게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내 학창시절에는 발이 작은게 유행이라 할 정도로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신발을 작게 신었었다. 아마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내 발의 정확한 사이즈는 모르겠다. 학생 때는 주로 240mm을 신었고, 더 작게 신는 게 가능했다면 (아프지만 않고 타이트하게 맞는 경우) 230-35까지 신었다. 나는 발등이 높고 발볼이 매우 넓은 편인데, 이렇게 발 길이에만 맞춰 신는 경우 발이 항상 피로했다. 컨버스 같은 것은 시도도 안했지만 얇상한 발이 되고 싶었다. '얇상하면서 작은 발.' 245 정도면 여자치고 큰 편이라 들었고 250을 넘어가면 왕발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더 작게 신고 싶었던 것 같다.
이랬던 내가 최소 250에서 최대 260까지 신게 된 이유는 편안함과 쉐입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도하게 되었다.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보면 컨버스와 같은 단화는 제발 오버사이징 해서 신어라, 이런 말들이 많았고 기존 내 상식을 깨는 말이었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신발 고유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딱 맞춰 신었을경우 서양인처럼 칼발이 아닌 이상 발볼쪽이 튀어나오게 되어 울퉁불퉁한 모양새가 된다. 또 요즘은 스키니진을 입는 사람이 거의 없다. 통 넓은 와이드 팬츠를 많이 입는데 이때 신발이 작을 경우 바짓단에 가려져 비율이 이상해진다. 그에 맞는 비율을 유지하기 위함도 있다
이렇게 한번 오버사이징에 맛들이면 절대 그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무척 편하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질문은 '그럼 안 벗겨지냐' 인데, 난 단 한번도 벗겨진 적이 없다. 비밀은 '꽉끈'에 있다. 그저 신발끈을 좀 많이 당겨 묶으면 되는 것이다. (이 때 신발끈이 훨씬 길게 늘어지는데 이를 좋아해서 하는사람도 많다) 사실 이 꽉끈을 하지 않아도 벗겨지는 일은 거의 드물다. 크게 신어야만 느껴지는 편함이 있다. 정사이즈로 돌아가면 신발이 날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내가 260을 신는다고 하면 주위에서 다 놀라는데, 딱 한번만 5-10mm업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편한데. 컨버스 같은 단화는 왕발볼러라면 20업까지 추천한다. 보통이라면 10업. 일반 운동화는 정사이즈에서 5-10업 정도 권하고 싶다. 사실 사진처럼 20업을 해도 그렇게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는다. (내가 익숙해져서 그런가)
작은 발이 예쁘다고 맞지도 않은 작은 신발을 신고, 살 빠지면 발도 작아진다는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 칼발을 꿈꿨던 나는 이제 신발 살때 고민을 하지 않는다. 내 발에 안 맞겠지? 안 예쁘겠지? 이런 고민 없이 무조건 큰 사이즈를 주문한다. 발도 편하고 그리고 오히려 이제는 발이 좀 커야 예쁘다고 느낀다. 나는 유독 와이드 팬츠를 많이 입어 260까지 신지만 보통 분들은 5-10업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실제로 오버사이징 팁 글이나 영상이 올라오면, '여잔데 똑같이 해도 되나요' 이런 댓글들이 종종 달린다. 그래서 꼭 말해주고 싶었다. '네 됩니다!!!! 무조건 강추!!!!!' 이 글을 읽은 누군가는 다음 신발 때 꼭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아님 말고~
+++ 2023년에 글 추가했음
'꿈틀 > 여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형 수술에 대해 (0) | 2021.04.29 |
---|---|
명량한 은둔자 By 캐럴라인 냅 | 짧은 후기 (0) | 2021.03.24 |
반삭 후 8개월 기록 | 악성 곱슬, 미용실에 가기 싫은 이유 (4) | 2021.02.15 |
생리컵 후기 | 레나컵, 루나컵, 페미사이클 틴 비교 (0) | 2021.02.15 |
여자 반삭 6개월 차 기록 | 곱슬머리 (10) | 2020.12.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