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꿈틀/여성

탈브라 1년차 후기 | 니플 패치

2020. 9. 9.

# 계기 | 후기

# 계기

처음 착용한 초등학생 고학년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언제나 착용해왔다. 심지어 잘 때까지. 누구도 그게 잘못되었고 건강에 나쁘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릴 때, 빨리 착용하지 않으면 가슴이 처진다는 말을 들어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살아오다가, 대학교 기숙사에서 한 친구가 본인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브라를 벗는다는 말을 들었다. 굉장한 문화충격이었다. '난 오히려 안 하면 허전하고 불편하던데...'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냥 티셔츠 위로 가슴 모양이 드러난다는 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과거에 설리가 인스타그램에 노브라 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왜 그러는 거지? 관종인가.' 라는 무식한 생각을 했었다. 악플을 달거나 직접적으로 행동을 취하진 않았지만, 나도 똑같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와는 다르면, 기존의 사회와 다른 행동을 하면 무조건 비난하고 비정상적이라 여기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 창피하고,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미안하고 반성한다.

그러다 페미니즘이 화두가 되고, 여성의 건강에 대해 매체에서 많이 다룰 때, 그때 처음 브라 캡이 달린 나시를 입거나 브라렛을 입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이런 와이어가 없는 브라

와이어만 없어도 살 것 같았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정말 컸다. 친구들에게 브라렛을 찬양하고 다녔고, 기존의 뽕이라고 불리는 패드에도 반감이 생겼다. 그래서 그 브라들을 다 버렸다. 집에서는 아예 안 입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러던 중에 스타일이 바뀌어가고 여성복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입지 않기 시작했다. 머리가 짧아서 그런 것도 있고, 그냥 나와는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주로 소비하는 옷들은 소재도 두껍고 탄탄한 느낌이 대체적으로 든다. 나는 주로 그런 옷들을 겹겹히 입었고, 겨울이었기 때문에 특히나 가슴이 드러날 일이 없었다. 그래서 한번 입고 나가지 말아볼까?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 후기

브라를 한번 안 입고 나가니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어느 날 다시 입어보니 가슴, 흉부 쪽이 압박되어 온갖 신경이 다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나의 노브라는 겨울 한정이었다. 여름에는 티 한 장 입으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니플패치

브라렛을 다시 착용하길 반복하다가 처음 니플 패치를 접했다. 실리콘, 일회용 패치 등을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실리콘은 알바 첫날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수치를 겪은 이후로 다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땀에 약해 비추한다!) 일회용 패치, 밴드는 조금 티 나기는 해도 잘 붙어있어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여름 티셔츠도 너무 얇은 옷이 아니라면 그냥 노브라로 다닌다. 아무도 모르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내 가슴에 관심 없다.

하지만 아직도 노브라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냥 편하다고, 내 가슴인데, 내가 안 하겠다는데!!!라고 말해주고 싶다. 여 아이돌이 브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자극적인 문구로 기사화하고 성희롱하고, 그런 시대이다 아직도. '관종과 노출증'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물론 브라는 개인의 선택이고 가슴이 큰 편이라면 더욱 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안 해본 사람이 있다면 한 번만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너무 편하거든!!!!! 이때까지 왜, 무엇을 위해서, 그 불편한 브라를 잘 때까지 착용했는지 모르겠다. 아직 부담스럽다면 브라렛, 더 나아가서 니플 패치도 꼭 사용해봤으면 좋겠다.

미래의 아이들은 노브라, 탈브라가 전혀 거부감이 없는, 당연한 그런 세상에서 살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지금의 우리 먼저 바뀌어 나가야 한다.

+ 2022년 추가
옷 입는 스타일이 바뀌었는데도 노브라는 유효하다.

+ 실리콘 브라에 대한 선입견 깨짐
리무브 클래식 스킨브라 후기 | 땀 많고 작은 가슴에도 안 떨어질까?

 

리무브 클래식 스킨브라 후기 | 땀 많고 작은 가슴에도 안 떨어질까?

아무리 브라렛이라 해도 여전히 불편하고 하기 싫었다. 그 와중에 유튜브에서 니플 패치 인생템이라 하기에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예전에 여름에 실리콘 니플 패치를 하고 알바

yunpado.tistory.com

미니멀 | 여자 속옷 적정 개수는? 팬티 3장 + 브라 1장으로 충분한 이유

 

미니멀 | 여자 속옷 적정 개수는? 팬티 3장 + 브라 1장으로 충분한 이유

※ TMI 주의 장롱 서랍 한편에 넘치는 속옷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유튜버 '미니멀 유목민'님 영상을 본 것입니다. 제 기억엔 망사팬티 2장으로 생활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물건을 줄이다가 자연스

yunpado.tistory.com

댓글